
엑셀에 PER과 ROE 열을 만들어놓고 팩터 점수까지 계산하는 법은 배웠는데, 정작 그 칸을 채울 숫자를 어디서 가져와야 할지 막막했던 적이 있습니다. 엑셀·파이썬·유료 플랫폼을 비교했던 지난 글에서 도구는 정리했는데, “그럼 그 도구에 넣을 데이터는요?”라는 질문이 남았던 거죠.
결론부터 말하면 퀀트 데이터 무료 소스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찾아보고 정리한 무료 경로들을 종류별로 나눠볼게요.
데이터도 재료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퀀트 투자에 쓰는 데이터는 크게 세 종류로 나뉩니다. 가격 데이터(주가·거래량), 재무 데이터(매출·이익·부채 같은 재무제표 숫자), 거시경제 데이터(금리·환율·물가)인데요. 요리로 치면 이 세 가지가 재료고, 지난 글에서 다룬 팩터 계산이 레시피인 셈입니다. 재료가 부실하면 아무리 좋은 레시피도 소용이 없죠.
가격 데이터는 가격 데이터와 기술적 지표의 기초에서, 재무 데이터는 재무제표 3종 세트 쉽게 읽기에서 각각 어떻게 해석하는지 다뤘습니다. 오늘 글은 그 재료를 “어디서” 구하느냐에 집중합니다.
무료로 바로 받을 수 있는 곳들
가장 손쉬운 방법은 회원가입 없이, 혹은 간단한 가입만으로 바로 다운로드하거나 API로 받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는 쉽게 말해 “사람이 화면을 클릭해서 받는 대신,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데이터를 받아오게 열어둔 창구”입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data.krx.co.kr)은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전종목의 주가와 지수, 기본정보를 엑셀로 바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웹 직다운로드는 가입이 필요 없고, OPEN API는 회원가입 후 이용 가능해요(출처: KRX 이용안내, 2026.08 기준).
다만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는데요. 이 데이터는 실시간이 아니라 전일 확정 종가 기준(T+1) 데이터입니다. 다음 영업일 오전쯤 갱신되는 구조라서, 미국 무료 시세 서비스에서 흔히 말하는 “20분 지연 시세”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당일 실시간 시세가 아니라는 점을 헷갈리면 안 됩니다.
공공데이터포털에도 금융위원회가 제공하는 주식시세정보 API가 있습니다.
신청하면 개발·운영 계정 모두 자동승인이라 접근이 쉽습니다. 다만 갱신 주기가 일 1회이고, 기준일 데이터는 다음 영업일 오후 1시 이후에 제공됩니다(예: 금요일 데이터는 다음 주 월요일 오후에나 나옵니다). 개발 계정 기준 일일 10,000회 호출 한도가 있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출처: 공공데이터포털 금융위원회_주식시세정보 OpenAPI, 2026.08 기준).
재무 데이터는 DART 전자공시 OpenAPI가 기본입니다.
DART 전자공시 읽는 법 글에서 화면으로 보는 법을 다뤘다면, 이 API는 같은 데이터를 코드로 긁어올 수 있게 해줍니다. 인증키를 신청하면 무료로 쓸 수 있고, 재무제표·정기보고서·공시정보를 받을 수 있어요. 이용횟수에 허용량 제한이 있다는 건 공식 이용약관에 명시돼 있지만, 정확한 숫자는 홈페이지 공지로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라 여기서 단정적인 수치를 쓰지는 않겠습니다.
거시경제 지표는 한국은행 ECOS와 FRED(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운영하는 경제데이터 사이트)를 쓰면 됩니다. ECOS는 기준금리·GDP·환율·물가 등을, FRED는 미국 GDP·실업률·금리 같은 지표를 무료로 제공합니다(출처: 한국은행 ECOS, FRED API 안내, 2026.08 기준).
둘 다 API 키 발급이 필요한데요. FRED는 키 사용 시 분당 120회라는 명시적인 호출 한도가 있습니다. ECOS도 한도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수치까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아서, “한도가 아예 없다”고 여기고 무리하게 호출하는 건 피하는 편이 좋아 보입니다.

실시간이 필요하면 증권사 API로
여기까지는 데이터를 모아서 분석하는 용도였는데요. 실시간 시세나 자동매매까지 생각한다면 증권사 API로 넘어가야 합니다. 한국투자증권 KIS Developers, 키움증권 Open API+가 대표적인데, 둘 다 계좌 개설 후 신청하면 API 호출 자체는 무료입니다(거래 수수료는 별도). 실시간 시세 조회와 주문까지 가능하다는 게 앞의 무료 소스들과 다른 점이에요.
토스증권도 2026년 Open API를 정식 출시했습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 하나 있는데요. 국내 주식 매매수수료 무료 프로모션은 2026년 6월 30일까지였고, 오늘(2026-08-16) 기준으로는 이미 종료됐습니다. 지금은 KRX 체결 시 0.015%, NXT(대체거래소) 체결 시 0.014% 수수료가 적용됩니다(출처: 토스증권 Open API 공식 안내, 2026.08 기준). “토스증권 API는 무료”라고만 알고 있었다면 수수료 부분은 다시 확인해둘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정리하면 순수하게 데이터만 필요할 땐 KRX나 공공데이터포털로 충분하고, 실시간 매매까지 자동화하려는 단계에서 증권사 API로 넘어가는 게 자연스러운 순서입니다.
파이썬 라이브러리로 한 번에 모으기
API를 하나씩 붙이는 게 번거롭다면, 이걸 감싸놓은 파이썬 라이브러리를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퀀트 투자 도구 비교 글에서 파이썬을 다뤘다면, 이 라이브러리들은 그 파이썬 환경에서 데이터를 손쉽게 불러오는 도구들이에요.
FinanceDataReader는 국내 주가는 물론 해외 주가(야후 파이낸스 경유), FRED 거시지표까지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오픈소스 라이브러리입니다. 무료이고 지금도 활발히 관리되고 있는데, 파이썬 3.9 이상이 필요하다는 점은 최근 기준으로 확인해둘 부분입니다(출처: PyPI, FinanceDataReader GitHub, 2026.08 기준).
pykrx는 KRX와 네이버 데이터를 스크래핑 방식으로 가져오는 라이브러리입니다. 스크래핑은 공식 통로로 데이터를 받는 게 아니라, 웹페이지 화면을 프로그램이 읽어서 숫자만 뽑아내는 방식이에요. 공식 API가 아니다 보니 제작자도 README에서 “무분별한 호출은 자제해달라”고 직접 권고하고 있습니다.
OpenDartReader는 DART API를 감싸서 재무제표를 함수 하나로 불러올 수 있게 해주는 도구고요.
해외 주식까지 다루려면 yfinance를 많이 쓰는데, 이것도 비공식 스크래핑 기반이라 429 오류(요청이 너무 잦다며 서버가 거부하는 응답)나 IP 차단 이슈가 계속 보고되고 있습니다(출처: yfinance GitHub Discussions, 2026.08 기준). 저도 처음엔 “그냥 pip install 한 번이면 다 되는구나” 싶었는데, 써보니 이런 서비스 정책 리스크는 미리 알고 있는 게 낫겠더라고요.

초보가 흔히 놓치는 것들
가장 흔한 착각은 무료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여기는 겁니다. KRX 무료 데이터는 전일 확정치고, 공공데이터포털도 다음 영업일 오후에나 나옵니다. 당일 매매 판단에 쓰기엔 맞지 않는 구조라는 걸 기억해두면 좋습니다.
호출 한도도 가볍게 넘길 부분이 아닙니다. DART나 ECOS도 이용횟수 제한이 있다고 명시돼 있는데요. 정확한 숫자를 개인 블로그 글만 보고 확신하기보다는, 인증키를 발급받을 때 해당 기관 홈페이지 공지를 직접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또 하나, pykrx나 yfinance 같은 비공식 스크래핑 라이브러리는 편리하지만 대상 사이트의 정책이 바뀌면 갑자기 작동을 멈출 수 있습니다.
제도가 바뀌면 데이터가 뜻하는 바도 함께 바뀐다는 점 역시 염두에 둘 만합니다. 예를 들어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은 2026년 7월 200억 원으로 오른 데 이어 2027년 1월 300억 원으로 단계적으로 강화됩니다(출처: 금융위원회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 보도자료, 2026.02 발표). 예전에 받아둔 데이터로 만든 기준이 지금도 유효한지 한 번씩 점검하는 습관이 필요해 보이네요.

정리하며
오늘 내용을 세 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순수 데이터 수집은 KRX·공공데이터포털·DART·ECOS·FRED 같은 공식 무료 소스로 충분합니다. 둘째, 실시간 시세나 자동매매가 필요해지는 순간부터 증권사 API로 넘어가야 합니다. 셋째, 파이썬을 쓴다면 FinanceDataReader나 OpenDartReader 같은 라이브러리가 이 과정을 훨씬 편하게 만들어줍니다.
데이터를 구했다면 이제 가치 지표나 수익성 지표에서 배운 계산식을 직접 돌려볼 차례인데요. 저도 이 단계에서 실제로 빈 칸을 숫자로 채워보면서 이해가 훨씬 깊어졌습니다. 투자는 결국 개인의 판단과 책임이라는 걸 잊지 말고, 데이터는 그 판단을 도와주는 도구 정도로 활용하시면 좋겠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렇게 모은 데이터로 백테스트를 돌려보는 이야기를 이어가볼게요.
※ 이 글은 개인이 공부하며 정리한 기록으로, 특정 상품·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의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글의 수치는 작성일 기준이므로 실제 가입·투자 전 최신 정보를 꼭 확인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