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에서 “미 연준, 기준금리 동결” 같은 헤드라인이 뜨면 그날 증시가 크게 출렁이는 걸 자주 봅니다. 처음엔 이게 좀 이상했어요. 금리를 올린 것도 아니고 그냥 유지했다는 건데, 왜 주가가 뛰거나 빠지는 걸까 싶었거든요. 찾아보니까 핵심은 금리 자체의 숫자보다 ‘미래의 돈을 오늘 얼마로 쳐줄 것이냐’는 계산법에 있더라고요. 이번 글에서는 그 계산법, 즉 할인율 개념부터 금리와 주가가 항상 반대로만 가지는 않는 이유까지 정리해보겠습니다.
할인율, 미래의 돈을 오늘의 값으로 바꾸는 잣대
할인율(discount rate)은 쉽게 말하면 ‘미래에 받을 돈을 오늘 받는다면 얼마로 쳐줄지’ 정하는 비율입니다. 친구가 “1년 뒤에 100만원 갚을게”라고 하면, 그 약속을 오늘 당장 현금으로 바꾼다면 100만원을 다 받을 순 없겠죠. 시간이 지나야 받을 수 있는 돈이니 오늘 기준으로는 그보다 적은 값으로 쳐야 공평합니다. 이때 얼마나 깎아서 계산할지를 정하는 게 할인율이고, 이렇게 계산된 오늘 기준 값을 현재가치라고 부릅니다.
계산 예시를 들어볼게요. 1년 뒤 받을 100만원을 할인율 3%로 계산하면 100만원을 1.03으로 나눈 값, 약 97.09만원이 현재가치입니다. 같은 100만원인데 할인율을 6%로 올리면 100만원을 1.06으로 나눠서 약 94.34만원까지 떨어집니다. 할인율이 3%에서 6%로 두 배가 됐을 뿐인데 오늘 기준 값은 약 2.8% 줄어드는 셈이죠.
이걸 1년이 아니라 2년치 돈으로 늘려보면 차이가 더 두드러집니다. 1년 뒤와 2년 뒤 각각 100만원씩 받는다고 하면, 할인율 3%일 때 두 금액의 현재가치 합은 약 191.35만원인데, 할인율 6%일 때는 약 183.34만원으로 줄어듭니다. 금액으로는 8만원, 비율로는 약 4.19% 하락한 거예요. 미래로 갈수록, 받을 돈의 기간이 길수록 할인율 변화의 영향이 커진다는 걸 숫자로 보니 실감이 나더라고요.

기업가치도 결국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
이 계산법을 주식에 그대로 옮겨보면 이해가 쉬워집니다. 어떤 회사의 주가는 결국 그 회사가 앞으로 벌어들일 이익들을 지금 시점 가치로 환산해 더한 값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현금흐름할인법·DCF의 기본 아이디어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쓰는 할인율은 기준금리와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요. 금리가 오르면 할인율도 같이 올라가고, 앞서 본 것처럼 같은 미래 이익이라도 오늘 기준 가치는 낮게 계산됩니다. 이게 금리 인상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논리의 뼈대입니다.
여기에 두 가지 경로가 더 붙습니다. 하나는 기업의 이자비용입니다. 은행 대출이나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한 기업은 금리가 오르면 이자로 나가는 돈이 늘어 순이익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유동성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은 줄고 예금은 늘어나는 쪽으로 사람들의 선택이 바뀌는데, 그만큼 주식 시장으로 흘러들어올 돈 자체가 줄어드는 셈이죠.
여기서 성장주와 가치주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성장주는 지금 당장 버는 돈보다 몇 년 뒤, 십몇 년 뒤에나 크게 벌 것으로 기대되는 회사들인데요. 채권으로 비유하면 만기가 먼 장기채권과 비슷해서 할인율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반대로 지금도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는 가치주는 만기가 짧은 단기채권처럼 할인율이 조금 바뀌어도 흔들림이 상대적으로 덜한 편입니다.
또 하나 알아두면 좋은 개념이 TINA와 TIAA입니다. TINA는 “There Is No Alternative”의 줄임말로, 금리가 낮을 때 예금이나 채권 이자가 너무 적어서 결국 돈이 주식 말고 갈 곳이 없다는 심리를 가리킵니다. 반대로 금리가 오르면 예금과 채권도 쓸 만한 이자를 주기 시작하니 “주식 말고도 대안이 있다”는 뜻의 TIAA(There Is An Alternative) 심리가 커진다고 합니다. 금리 인상이 주식 투자 매력도를 상대적으로 낮추는 또 다른 경로인 셈입니다.

지금(2026년 7월) 기준금리는 어디쯤 와 있나
숫자로 감을 잡아보면요.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50%로, 2025년 5월 29일 결정 이후 계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출처: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2026.07 기준). 미국 연준 기준금리는 3.50~3.75% 구간인데, 2026년 6월 17일 FOMC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동결하기로 했습니다(출처: 미 연방준비제도 FOMC 성명, 2026.07 기준).
다음 일정도 이미 잡혀 있어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7월 16일, 미국 FOMC는 7월 28일부터 29일까지 열릴 예정입니다(2026.07 기준). 다만 이건 일정이 확정됐다는 것이지 결과가 정해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인상이든 동결이든, 회의가 끝나기 전까지는 시장의 전망일 뿐이고 실제 결과는 발표일에 나와봐야 압니다. 증권사마다 인상 가능성을 점치는 곳도 있지만, 이런 전망은 어디까지나 시장 참여자들의 예상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게 좋아 보입니다.
금리 오른다고 항상 주가가 떨어지는 건 아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무조건 떨어지는구나” 싶을 수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딱 떨어지지 않습니다. 금리와 주가가 늘 반대로만 움직이는 건 아니에요.
먼저, 금리 인상이 나쁜 소식만은 아닐 때가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이유 중 하나는 경기가 과열될 정도로 좋아서인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금리 인상 자체가 “경기가 괜찮다”는 확인 신호로 읽혀 오히려 주가가 같이 오르기도 합니다. 중요한 건 금리의 절대적인 수준보다, 얼마나 빠르게 올리는지, 왜 올리는지, 시장이 예상했던 것과 비교해 서프라이즈인지 여부인 것 같습니다.
업종에 따라서는 아예 금리 인상이 반가운 소식인 곳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은행과 보험업이 그렇습니다. 은행은 대출금리를 시장금리 상승에 맞춰 비교적 빠르게 올리는 반면 예금금리는 상대적으로 천천히 따라 올리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 차이, 그러니까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예대마진(순이자마진, NIM이라고도 부릅니다)이 벌어지면 은행이 이자로 버는 돈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습니다(출처: 국내 은행권 순이자마진 동향, 2026.07 기준). 실제로 최근 국내 증시에서도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질 때 은행·보험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흐름이 여러 차례 나타났습니다(출처: 국내 언론 보도 종합, 2026.07 기준). 모든 업종이 금리 인상에 똑같이 눌리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실제 사례로 2022년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던 시기를 보면, 나스닥 지수는 그해 약 -33% 하락했고 S&P500 지수는 약 -19% 하락했습니다(2026.07 기준 확인). 같은 금리 인상기였는데도 성장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이 훨씬 크게 흔들렸고, 상대적으로 가치주·전통 산업 비중이 큰 S&P500은 낙폭이 덜했던 거예요. 금리 인상의 영향이 모든 주식에 똑같이 오는 게 아니라 업종과 자산 성격에 따라 차이가 크다는 걸 다시 확인시켜주는 사례입니다.
2023년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시장이 흔들렸던 국면도 참고할 만합니다. 당시엔 금리 인상이 멈출 거라는 기대와 함께 금리와 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특수한 상황에서는 평소의 반비례 공식이 그대로 들어맞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초보가 자주 하는 오해, 짚고 넘어가기
Q. 금리 오르면 주식은 무조건 팔아야 하나요?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앞서 본 것처럼 금리 인상 배경이 경기 호황 확인 신호일 수도 있고, 업종에 따라 영향도 다릅니다.
Q. 금리가 낮으면 주가는 무조건 오르나요?
그것도 아닙니다. 저금리는 TINA 심리로 주식에 유리하게 작용할 때가 많지만, 경기 자체가 나빠서 금리를 낮춘 상황이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Q. 성장주만 피하면 금리 위험을 완전히 피할 수 있나요?
정도의 차이일 뿐입니다. 가치주도 이자비용·유동성 축소 같은 요인의 영향권 밖에 있는 건 아니고, 반대로 은행·보험주처럼 금리 인상이 오히려 실적에 도움이 되는 업종도 있습니다.
정리하며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할인율은 미래의 돈을 오늘 가치로 바꿔주는 잣대이고, 금리는 그 계산에 쓰이는 기준값 역할을 합니다. 금리가 오르면 할인율 상승, 기업 이자비용 증가, 유동성 축소, 예금·채권 매력도 상승이라는 네 가지 경로로 주가에 부담이 되고, 그중에서도 성장주가 특히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다만 실제 시장에서는 인상 이유, 업종별 민감도, 서프라이즈 여부가 더 얽혀 있어서 은행·보험주처럼 오히려 웃는 업종도 있고 예외가 자주 나타납니다.
이 개념을 알고 나면 뉴스 헤드라인 하나로 “이제 주가 떨어지겠네”라고 단순하게 판단하기는 어려워집니다. 금리 발표는 시작점일 뿐이고, 그 뒤에 어떤 맥락과 업종이 붙는지를 같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결국 각자의 몫이니, 이 글은 참고 자료 정도로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 이 글은 개인이 공부하며 정리한 기록으로, 특정 상품·종목에 대한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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