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 안 당하는 법, 계약 전 체크리스트

전세계약을 앞두고 처음 등기부등본을 열면 을구의 근저당권과 채권최고액 같은 항목부터 막히기 쉽습니다. 중개인이 확인했다고 말하더라도 임차인이 확인할 항목을 모르면 위험을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2026년 6월 기준으로 국토교통부가 인정한 전세사기 피해자는 누적 3만 9,669명입니다(출처: 국토교통부 발표 인용 언론 보도, 2026.06 기준). 매달 수백 명씩 새로 늘어나고 있다는 뜻인데요. “나는 원룸이라 괜찮겠지”, “부동산에서 알아서 걸러주겠지” 하는 생각으로 넘어가기엔 숫자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계약 전 전세사기 예방을 위해 실제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계약 당일과 이사 후에는 뭘 해야 하는지 순서대로 정리해봤습니다. 전세 계약 주의사항을 처음부터 끝까지 체크리스트 형태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전세사기는 보통 이렇게 벌어진다
전세사기라고 하면 뉴스에 나오는 조직적인 대규모 사건만 떠올리기 쉬운데요. 실제로는 훨씬 단순한 구조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흔한 유형이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입니다. 집주인이 자기 돈 없이 전세보증금만으로 집을 사는 방식이에요. 매매가 3억 원짜리 집을 살 때, 은행 대출 없이 세입자 전세보증금 2억 8천만 원과 본인 돈 2천만 원만으로 사버리는 식입니다. 이런 집주인은 세입자가 이사 나갈 때 돌려줄 보증금을 새 세입자한테서 받아야만 마련할 수 있는 구조라, 부동산 경기가 조금만 꺾여도 돈줄이 막힙니다.
여기서 자주 나오는 개념이 “깡통전세”인데요. 전세보증금이 집값에 육박하거나 집값을 넘어서서, 집이 경매로 넘어가도 세입자가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풍선에 바람을 너무 많이 넣어서 터지기 직전인 상태에 비유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입자를 지켜주는 개념이 두 가지 있습니다.
“대항력”은 집이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가도 “나 여기 살고 있어요”라고 새 주인에게 주장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우선변제권”은 집이 경매에 넘어갔을 때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내 보증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고요.
두 권리 모두 언제부터 효력이 생기는지가 핵심인데, 이 부분은 뒤에서 계약 당일 절차와 함께 구체적으로 다루겠습니다.
계약 전 서류 확인 4종, 이건 꼭 봅니다
부동산 사장님 말만 믿지 말고 직접 확인해야 하는 서류들이 있습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등기부등본: 집의 신상명세서 같은 문서입니다. 갑구에는 소유자 정보가, 을구에는 근저당(집을 담보로 빌린 돈)이나 전세권 설정 같은 권리관계가 나옵니다. 계약 전에 한 번, 잔금 치르기 직전에 한 번 더 떼서 그사이 소유자나 근저당이 바뀌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건축물대장: 등기부등본상 주소와 실제 건물 구조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서류입니다. 위반건축물 여부도 여기서 나옵니다. 불법 증축된 건물이면 나중에 대출이나 보증보험 가입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납세증명서(국세·지방세 완납 증명): 임대인의 세금 체납 여부를 확인하는 서류입니다.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세금이 세입자 보증금보다 먼저 배당되는 경우가 있어서, 체납이 많은 집주인이라면 계약 전에 요구해서 확인해보는 게 안전합니다.
전입세대열람원: 현재 그 집에 전입신고돼 있는 세대가 있는지 확인하는 서류입니다. 임대인 말로는 “지금 비어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먼저 들어온 세입자가 있는 경우가 있어서, 계약 직전 동주민센터에서 직접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이 네 가지에 더해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안심전세앱도 도움이 됩니다. 임대인의 체납·보증사고 이력을 조회하고 시세와 전세가율을 확인할 수 있는 무료 앱인데요. 앱 하나로 모든 걸 다 대신해주는 건 아니고, 위 서류 확인을 보조하는 도구로 같이 쓰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전세자금대출을 알아보고 있다면 신용점수 관리 글도 함께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깡통전세인지, 숫자로 직접 계산해보기
말로만 “위험하다”고 하면 감이 잘 안 오죠. 숫자를 넣어 계산해보겠습니다.
전세가율은 매매 시세 대비 전세보증금 비율을 뜻합니다. 매매 시세가 3억 원인 집에 전세보증금 2억 4천만 원이 걸려 있다면 전세가율은 80%(2억 4천만÷3억)입니다.
부동산 정보업체들이 흔히 “전세가율 60% 이하는 안전, 75~80%는 주의, 80% 이상은 위험”이라는 기준을 제시하는데요. 이건 국토교통부나 HUG가 공식적으로 정한 법정 기준이 아니라,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통념이라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참고 기준으로는 쓸모가 있어 보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봐야 할 게 있습니다. 바로 선순위채권입니다. 등기부등본 을구에 나오는 근저당 설정액인데요, 이게 있으면 경매에 넘어갔을 때 세입자보다 먼저 배당받아 갑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매매 시세 3억 원짜리 집에 근저당 1억 원이 이미 설정돼 있고, 여기에 전세보증금 2억 원으로 들어간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전세가율은 2억÷3억=66.7%로, 앞서 본 통념상 “안전”으로 보는 60%는 넘었지만 “주의” 구간인 75%에는 못 미치는 애매한 위치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 중요한 건 근저당 1억 원과 제 보증금 2억 원을 합친 3억 원이 매매 시세 3억 원과 딱 맞아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집값이 조금만 떨어져도 경매 낙찰가가 이 합계를 밑돌 수 있고, 그러면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전세가율 하나만 보지 말고, “선순위채권 + 내 보증금”이 매매 시세를 얼마나 넘는지(또는 안 넘는지)를 같이 봐야 한다는 게 이번에 계산해보고 새삼 느낀 부분입니다.

계약서 특약, 이렇게 넣습니다
계약서 특약란은 부동산에서 넣어주는 대로 두지 말고, 아래 같은 문구를 직접 요청해보는 게 좋습니다. 다만 실제 계약은 상황마다 조건이 달라서, 문구를 그대로 쓰기보다 필요한 부분을 골라 공인중개사나 법률 전문가와 상의해 다듬는 편이 안전합니다.
“`
특약사항 예시
1. 임대인은 본 계약체결일 이후 소유권 변동, 담보권(근저당권 등)
설정 및 임대차 계약을 하지 않는다.
2. 임대인은 잔금 지급일까지 등기부등본상 근저당권을
말소하거나, 채권최고액을 증액하지 않는다.
3. 임대인은 계약일 현재 국세·지방세 체납 사실이 없음을
확인하며, 관련 증빙(납세증명서)을 계약 시 제출한다.
4. 임차인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HUG·HF·SGI 등)에
가입하는 데 임대인은 서류 제출 등 필요한 협조를 한다.
5. 임대차 종료 시 임대인은 임차인의 신규 임차인 확보 여부와
무관하게 보증금 전액을 반환한다.
“`
이런 특약을 넣으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계약서에 명시했는데도 어겼다”는 근거가 생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특약이 있다고 사고 자체가 원천 차단되는 건 아니라서, 앞서 본 서류 확인과 함께 가는 게 맞습니다.
계약 당일부터 이사 후까지, 순서가 중요합니다
여기서부터가 가장 헷갈리는 부분인데요, 쉽게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잔금을 치르고 이사한 날, 바로 그날부터 내 권리가 보호되는 게 아닙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대항력은 주택을 인도받고(이사) 전입신고를 마친 그다음 날 오전 0시부터 생깁니다(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법제처), 2026.08 기준).
우선변제권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항요건(인도+전입신고)에 확정일자까지 갖춰야 하고, 전입신고 당일이나 그 이전에 확정일자를 받았다면 역시 전입신고 다음 날 오전 0시부터 효력이 생깁니다.
왜 하필 “다음 날 0시”일까요? 이사 당일에는 아직 등기부에 내 권리가 드러나지 않은 상태라, 바로 그날 임대인이 다른 근저당을 설정해버리면 그 근저당이 나보다 먼저 순위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순서가 이렇게 됩니다. 이사 당일에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최대한 빨리 받고(같은 날 처리 가능), 그다음 날 0시부터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생깁니다. 이 사이 하루 정도의 공백을 노리는 사기 유형이 실제로 있어서, 이사 당일 바로 동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함께 처리하는 게 안전합니다.

보증보험, 계약기간 절반 지나기 전에
서류도 확인하고 특약도 넣었어도 만약을 대비한 안전장치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증보험)입니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못 돌려줄 때 보증기관(HUG·HF·SGI)이 대신 지급해주고, 나중에 그 기관이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구조입니다.
신청 시점이 중요한데요,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과 HF(한국주택금융공사)의 전세지킴보증 모두 계약기간의 1/2이 지나기 전에 신청해야 합니다(출처: 한국주택금융공사, 2026.08 기준 2년 계약이라면 1년 안에는 신청을 마쳐야 한다는 뜻입니다. “나중에 해야지” 하고 미루다 보면 신청 기한 자체를 놓칠 수 있어서, 잔금 치른 직후에 바로 알아보는 게 안전해 보입니다.
보증한도는 흔히 “아파트는 무제한, 그 외는 얼마까지” 식으로 정액처럼 알려져 있는데요, 실제로는 정액이 아니라 주택가격(공시가격의 일정 비율) × 담보인정비율 − 선순위채권 방식의 산식으로 계산됩니다(출처: HUG 공식 상품 안내, 2026.08 기준). 즉 근저당 같은 선순위채권이 많이 잡혀 있을수록 내가 받을 수 있는 보증한도는 그만큼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참고로 HF 전세지킴보증은 일반 상품 기준 보증금 7억 원 이하(지방 소재 가구는 5억 원 이하), 특례 상품은 지역과 무관하게 10억 원 이하까지 다룹니다(출처: 한국주택금융공사 공식 안내, 2026.08 기준).
보증료율은 기관마다, 그리고 발표 시점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편이라 이 글에 정확한 %를 못 박기보다는 계약 직전 각 기관 공식 홈페이지에서 최신 요율을 직접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SGI서울보증은 선순위채권이 주택 가액의 50% 이내여야 가입이 가능하다고 안내되는데, 이 조건은 민간 정리 자료로 확인한 내용이라 가입 전 SGI 공식 상품 안내로 한 번 더 확인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래도 사고가 났다면
이 모든 걸 다 확인했는데도 보증금을 못 돌려받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쓸 수 있는 절차를 알아두면 덜 막막할 것 같습니다.
임차권등기명령: 계약이 끝났는데 보증금을 못 받았다면, 이사 전에 임차주택 소재지 관할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법원 결정이 나서 등기부에 임차권이 기재되면, 그 이후에는 이사를 가더라도 이미 확보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그대로 유지됩니다(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2026.08 기준). 새 직장이나 새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옮겨야 하는데 보증금은 못 받은 상황에서 쓰는 절차입니다.
비용은 인지세 2,000원, 등기수입증지(부동산 1개당) 3,000원, 송달료(예시 기준 3만 1,200원), 등록면허세 7,200원을 합쳐 임대인 1명·임차인 1명·주택 1개 기준으로 총 4만 3,400원 정도입니다(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2026.08 기준, 법원별로 송달료가 달라질 수 있음). 큰돈은 아니지만 “인지대 몇천 원”으로 알고 있으면 안 되고, 항목을 다 합치면 4만 원대라는 걸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특별법: 임차권등기명령까지 해도 해결이 안 되는 심각한 피해라면 이 법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23년 6월 시행된 2년 한시법으로 출발했는데, 이후 연장을 거쳐 현재는 2027년 5월 31일까지 피해자 결정 신청이 가능합니다(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5.05 게시분 기준, 2026-09-04 재확인
적용 요건은 보증금 5억 원 이하가 기본입니다. 다만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가 지역·피해자 여건을 고려해 2억 원 범위에서 상향할 수 있어서, 최대 7억 원까지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주택 면적 제한 규정은 따로 없습니다.
2026년 5월 12일에는 개정 법률(법률 제21634호)이 시행됐는데요. 경·공매 종료 후 실제로 회수한 금액이 보증금의 3분의 1에 못 미치면 국가가 그 차액을 재정으로 보전해주는 최소보장제가 새로 도입됐습니다(출처: 2026.04 국회 통과·2026.05.12 시행 관련 언론 보도 기준). 선지급 후정산 방식과 LH 매입절차 개선도 이번 개정에 함께 담겼습니다.
최종 체크리스트
| 시점 | 확인/실행 항목 |
|---|---|
| 계약 전 | 등기부등본(갑구·을구), 건축물대장, 납세증명서, 전입세대열람원 확인 |
| 계약 전 | 전세가율 계산 + 선순위채권과 보증금 합계가 시세를 넘지 않는지 확인 |
| 계약서 작성 | 근저당 미설정·미증액, 체납 없음, 보증보험 협조 특약 명시 |
| 잔금일 | 등기부등본 재열람(계약 후 변동 없는지) |
| 이사 당일 | 전입신고 + 확정일자를 같은 날 처리 |
| 계약기간 1/2 이내 | HUG·HF·SGI 중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
| 문제 발생 시 |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필요하면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특별법 신청 |

세 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계약 전에는 서류 네 가지와 선순위채권 계산으로 위험을 미리 걸러냅니다. 이사 당일에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그날 바로 처리합니다. 그래도 불안하면 계약기간 절반이 지나기 전에 보증보험까지 가입해두는 것, 이게 전세사기 예방의 큰 흐름입니다.
서류 한 장, 특약 한 줄이 번거로워 보여도 나중에 몇천만 원을 지키는 차이가 될 수 있다는 걸 이번에 자료를 찾아보면서 다시 느꼈습니다.
내집마련을 준비하고 있다면 청약통장 정리 글이나 청약 가점 계산해보는 글도 함께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이 글은 개인이 공부하며 정리한 기록으로, 특정 상품·종목에 대한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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