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전세 월세 비교, 지금 내 상황엔 뭐가 맞을까

전세 vs 월세 vs 매매, 지금 내 상황엔 어느 쪽이 맞을까
전세 vs 월세 vs 매매, 지금 내 상황엔 어느 쪽이 맞을까

전세 계약 만료가 두 달 남은 시점에 집주인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이번엔 반전세로 돌릴게요.”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지죠. 이대로 월세를 더 부담하며 사는 게 나을지, 아예 대출을 껴서 집을 사버리는 게 나을지, 아니면 다른 전셋집을 알아보는 게 나을지.

이럴 때 흔히 검색하는 게 전세 월세 비교인데요. 사실 이 셋 중 무엇이 정답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거주 예정 기간, 매달 현금흐름, 지금 손에 쥔 목돈이 얼마인지에 따라 유리한 쪽이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그래서 이 글에서는 “뭐가 제일 좋다”보다는, 내 상황에 대입해볼 수 있는 계산법과 체크리스트를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전세·월세·매매, 돈이 묶이는 방식이 다릅니다

세 가지를 가르는 가장 큰 축은 “내 돈이 어디에, 얼마나 묶이느냐”입니다.

전세는 목돈(보증금)을 집주인에게 맡기고 계약 기간 동안 그 돈을 못 씁니다. 대신 매달 내는 돈은 거의 없거나 아주 적죠. 그 목돈을 다른 곳에 넣었으면 벌었을 수익, 즉 기회비용을 지불하는 구조라고 보면 됩니다.

월세는 반대입니다. 보증금은 상대적으로 작게 걸고, 대신 매달 현금이 빠져나갑니다. 목돈은 손에 남아 있으니 다른 데 쓸 수 있지만, 매달 나가는 돈이 눈에 보이니 심리적으로 더 크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매매는 자기자본에 대출을 더해 집을 소유하는 방식입니다. 대출이자와 재산세 같은 보유비용을 계속 부담하는 대신, 거주가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는 자산으로 남는다는 차이가 있고요. 다만 집값이 오를지 내릴지는 아무도 단정할 수 없으니, 그 부분은 이 글에서 다루지 않겠습니다.

전세 월세 비교 표: 초기 목돈, 월 현금흐름, 기회비용, 주요 리스크 네 가지 축으로 정리한 인포그래픽
전세 월세 비교 표: 초기 목돈, 월 현금흐름, 기회비용, 주요 리스크 네 가지 축으로 정리한 인포그래픽

전세 월세 비교, 전환율로 직접 계산해보기

전세와 월세를 감으로 비교하지 않고 숫자로 환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전월세전환율인데요. 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적용되는 비율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제9조에 따르면, 이 전환율의 법정 상한은 “연 10%”와 “기준금리 + 2%포인트” 중 더 낮은 쪽으로 정해집니다. 2026년 8월 5일 기준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 2.75%이니, 2.75% + 2%포인트 = 4.75%가 10%보다 낮아서 법정 상한은 4.75%가 됩니다(출처: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제9조, 한국은행 기준금리 2026.07.16 변경분).

계산해보면 이렇습니다. 보증금 2억 원짜리 전세를 월세로 돌린다고 가정하면, 2억 원 × 4.75% ÷ 12개월 = 약 79만 원이 나옵니다. 즉 “보증금 2억 원 전세”와 “월세 79만 원”이 법정 상한 기준으로는 같은 값이라는 뜻이죠.

여기서 헷갈리지 말아야 할 게 하나 있습니다. 이 4.75%는 어디까지나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집주인이 요구할 수 있는 법적 상한선”이지, 실제 시장에서 형성되는 전환율과는 다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계약 전에는 반드시 실제 조건을 직접 확인해보세요.

보증금 2억원을 전월세전환율 법정 상한 4.75%로 환산하면 월세 약 79만원이 되는 계산 흐름도
보증금 2억원을 전월세전환율 법정 상한 4.75%로 환산하면 월세 약 79만원이 되는 계산 흐름도

이 계산이 왜 중요하냐면요. 보증금 2억 원을 어딘가에 넣어뒀을 때와, 그 돈 없이 매달 79만 원을 내는 것 중 뭐가 더 유리한지는 결국 “그 2억 원을 어떻게 굴릴 수 있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안전자산에 넣어둔다면 기대수익이 크지 않을 수 있고, 다른 데 급하게 쓸 목돈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월세로 돌려 목돈을 손에 쥐고 있는 쪽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개인마다 답이 다르니 단정하지 않겠습니다.

한 가지 더. 전세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면 그 목돈을 지키는 장치도 같이 챙겨야 합니다. 확정일자와 전입신고로 생기는 힘은 전세보증금 지키는 법(대항력과 우선변제권) 글에, 계약 전 확인할 항목은 전세 사기 안 당하는 법 체크리스트 글에 따로 정리해뒀습니다.

매매, 집값 말고 부대비용까지 계산해야 합니다

매매를 고민할 때 초보가 자주 놓치는 게 있습니다. 집값 자체 말고도 사는 순간, 그리고 계속 갖고 있는 동안 나가는 돈이 따로 있다는 점이에요.

먼저 사는 순간 내는 취득세입니다. 1주택 기준으로 6억 원 이하는 1%, 6억~9억 원 구간은 취득가액에 따라 1~3% 사이에서 누진 계산되고, 9억 원을 초과하면 3%입니다(출처: 지방세법 제11조). 예를 들어 5억 원짜리 주택이라면 취득세만 500만 원(1%)이 나옵니다.

중개보수도 빼놓을 수 없죠. 매매 기준 2억~9억 원 구간은 요율 상한이 0.4%인데요(출처: 서울시 부동산중개보수 요율표, 2021.12.30 시행 기준). 5억 원 주택이면 최대 200만 원까지 나올 수 있는 셈입니다.

여기에 등기 관련 비용(법무사 보수 등)은 지역과 법무사마다 차이가 있으니, 실제 견적을 몇 군데 받아 비교하는 게 안전합니다.

매매 시 챙겨야 할 부대비용 체크리스트: 취득세, 중개보수, 등기비용, 보유비용
매매 시 챙겨야 할 부대비용 체크리스트: 취득세, 중개보수, 등기비용, 보유비용

집을 산 뒤에도 매년 나가는 보유비용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재산세인데요. 1세대 1주택자에게는 공정시장가액비율 특례가 적용됩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 전부에 세금을 매기지 않고 그중 일정 비율만 과세 기준으로 삼는 장치라고 보면 됩니다.

이 비율이 1주택자는 공시가격 3억 원 이하 43%, 3억~6억 원 44%, 6억 원 초과 45%로, 일반 60%보다 낮게 적용됩니다(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1주택자 재산세 부담 완화」, 2026년 유지).

종합부동산세는 1세대 1주택자 기준 공시가격 12억 원까지 기본공제로 빠집니다. 그래서 웬만한 실거주 1주택자라면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요.

참고로 이 공제를 14억 원까지 올리는 방안이 2026년 세제개편안으로 언급되긴 했는데, 아직 국회를 통과한 확정 세법이 아닙니다. 지금 기준으로 단정할 수 없는 부분이라 “그런 논의가 있다” 정도로만 알아두는 게 안전해 보입니다.

매매를 결심하기 전에는 대출 한도와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부터 따져봐야 하는데, 이 부분은 주택담보대출 기초, LTV·DSR이 뭐길래 글에서 따로 정리해뒀으니 같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월세엔 전월세대로, 청약엔 청약대로 세제 혜택이 있습니다

세 가지 선택지마다 챙길 수 있는 절세 제도가 다릅니다. 이걸 알고 계산하는 것과 모르고 계산하는 건 실수령 기준으로 꽤 차이가 나더라고요.

월세를 산다면 월세 세액공제를 챙길 수 있습니다. 총급여 8,000만 원 이하 근로자가 국민주택규모(85㎡ 이하) 또는 기준시가 4억 원 이하 주택에 월세로 산다면,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는 17%, 5,500만~8,000만 원 구간은 15%를 세액공제로 돌려받습니다(연 월세액 1,000만 원 한도, 출처: 국세청 「월세액 세액공제」, 2026.08 기준). 기준시가는 세금을 매길 때 쓰는 정부 고시 가격이라고 보면 됩니다.

제가 직접 계산해봤는데요. 월세 60만 원씩 1년(12개월)을 냈다면 총 720만 원이고,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라면 720만 원 × 17% = 122만 4천 원이 세액에서 그대로 빠집니다. 월세 낸다고 다 사라지는 돈은 아니라는 얘기죠.

전세라면 전세자금대출을 받았을 때 원리금 상환액 소득공제를 볼 수 있습니다. 무주택 세대주가 국민주택규모(전용 85㎡ 이하) 주택을 전세로 얻으면서 대출을 받았다면, 상환액의 40%를 연 400만 원 한도로 소득공제 받습니다(출처: 국세청 「주택임차차입금 원리금 상환액 소득공제」).

매매를 준비하는 단계라면 청약통장 소득공제를 놓치지 마세요. 무주택 세대주가 총급여 7,000만 원 이하라면, 연 납입액 300만 원 한도로 40%, 즉 최대 120만 원을 소득에서 빼줍니다(출처: 국세청 「주택마련저축 소득공제」).

여기서 하나 짚고 갈 게 있습니다. 소득공제는 세금 자체를 120만 원 깎아주는 게 아니라 세금을 매기는 소득을 120만 원 줄여주는 것이라, 실제 아끼는 금액은 본인 소득세율만큼입니다. 앞의 월세 세액공제(세액에서 직접 차감)와는 성격이 다르죠. 참고로 이 공제는 위의 주택임차차입금 공제와 합산해 연 400만 원 한도로 적용됩니다.

청약통장 자체를 처음 만드는 단계라면 청약통장 가입부터 정리한 글부터, 가점이 궁금하다면 청약 가점 계산해보기 글을 같이 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결국은 체크리스트로 돌아옵니다

여기까지 계산법과 제도를 정리했지만, “그래서 나는 뭘 선택해야 하나”는 아래 세 가지 질문에 스스로 답해보는 게 먼저인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거주 예정 기간입니다. 2년 안에 이사할 가능성이 크다면 매매의 취득세·중개보수 같은 부대비용을 회수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5년, 10년 이상 눌러앉을 계획이라면 매매를 검토해볼 여지가 생기고요.

두 번째는 매달 현금흐름입니다. 월급에서 여유자금이 빠듯하다면, 매달 빠져나가는 월세보다는 초기에 목돈이 들더라도 매달 부담이 적은 전세 쪽이 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지금 손에 쥔 목돈과 대출 여력이고요. 보증금이나 자기자본을 얼마나 마련할 수 있는지에 따라 선택지 자체가 갈리기 때문에, 매매를 고려한다면 대출 한도부터 미리 계산해보는 게 순서상 맞습니다.

전세·월세·매매 중 무엇을 고를지 판단하는 세 가지 질문: 거주 예정기간, 매달 현금흐름, 목돈과 대출 여력
전세·월세·매매 중 무엇을 고를지 판단하는 세 가지 질문: 거주 예정기간, 매달 현금흐름, 목돈과 대출 여력

이 세 가지를 놓고 봐도 전세 월세 비교든 내집마련 시기든 “지금이 맞다, 틀렸다”는 식의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 부분이 좀 어려웠는데, 결국은 내 조건을 하나씩 대입해보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더라고요.

정리

전세와 월세는 전월세전환율(2026년 8월 5일 기준 법정 상한 4.75%)로 환산해 비교하는 습관을 들이면, 감이 아니라 숫자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매매는 집값 외에 취득세·중개보수 같은 초기비용과 재산세·종부세 같은 보유비용까지 더해야 실제 부담이 보입니다.

그리고 어느 쪽을 택하든 각자 조건에 맞는 세제 혜택(월세 세액공제, 전세자금대출 소득공제, 청약통장 소득공제)을 놓치지 않는 게 실속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계산기 한 번 두드려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시면 좋겠네요.


※ 이 글은 개인이 공부하며 정리한 기록으로, 특정 상품·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의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글의 수치는 작성일 기준이므로 실제 가입·투자 전 최신 정보를 꼭 확인하세요.

글쓴이

한결

재테크와 주식을 처음부터 공부하며 정리합니다. 금리·세율·한도 같은 수치는 기관 원문에서 확인하고, 글에 기준일을 함께 적습니다. 틀린 내용을 발견하시면 문의 페이지로 알려주세요. 확인 후 고치고 무엇을 언제 고쳤는지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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